(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랑스의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를 소유한 아르노 가문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2(2부)의 파리FC를 인수한다.
아르노 가문은 18일(한국시간) 지주회사인 아가슈 명의의 성명을 내고 오스트리아 음료 회사 레드불과 함께 파리FC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아르노 가문이 파리FC의 대주주가 되고 레드불은 소수 지분을 가진다는 것만 공개했을 뿐 계약 규모 등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AP통신은 아르노 가문이 55%, 레드불이 약 15%의 지분을 인수하고 나머지는 현재 구단주인 피에르 페라치가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라치는 파리FC 회장직도 유지한다.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으로,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의 재산만 1천500억 달러(약 205조7천억원)에 달하는 아르노 가문이 파리FC를 품에 안으면 프랑스 프로축구의 판도가 바뀔 거로 보인다.
프랑스 리그는 한국 국가대표 이강인의 소속팀이기도 한 파리 생제르맹(PSG)이 10년 넘게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다.
2011년 카타르 왕족 자본에 인수된 이후 지난 시즌까지 무려 10차례나 리그1 우승을 차지했다.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PSG는 한때 리오넬 메시(마이애미), 네이마르(알힐랄),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로 초호화 공격진을 구성해 다른 구단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반면에 리그2 우승도 못 해 본 파리FC의 역사는 PSG와 달리 초라하기만 하다.
다만, 올 시즌 파리FC는 리그2 1위를 달리고 있어 내년엔 승격해 리그1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PSG와의 '파리 더비'가 성사된다.
아르노 가문이 아낌없이 투자하고, 이미 국제적으로 프로축구단 운영 경험이 많은 레드불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파리FC의 성공은 더 빨라질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레드불 잘츠부르크, 독일의 RB라이프치히 등을 거느린 레드불은 "파리FC의 훈련에 합류할 유망주와 최고 수준의 선수를 발굴하는 능력을 강화하도록 자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FC가 강팀으로 떠올라 PSG와 경쟁하는 구도를 만든다면, 유럽 축구계에서 '파리'라는 도시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진다.
유럽을 대표하는 대도시인 파리에 '빅클럽'이 PSG 하나만 있는 건 축구 팬들 사이에서 '미스터리'로 여겨졌다.
영국 런던에는 올 시즌 7개의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있으며, 스페인 라리가에는 이름에 '마드리드'가 들어간 구단이 두 곳(레알 마드리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나 된다. 마드리드 근교 구단까지 더하면 총 5개 구단이 라리가에서 경쟁한다.
이탈리아 로마에도 AS로마와 라치오, 2개 구단이 연고를 두고 있다.
아르노 가문은 "기업가적 비전과 전문성으로 파리FC 브랜드의 장기적 영향력을 높이겠다"면서 "프랑스의 축구 엘리트들과 파리 시민의 마음에 영원히 남을 축구단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